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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아이들 레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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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장 피에르 쥬네감독... 나는 장 피에르 쥬네감독에 대해 거의 다 알고 있었다. 얼마 전 개봉한 「아멜리에」란 제목의 영화감독으로서... 그래서 그런지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란 영화 역시 제목에서 느껴지듯 아이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동화같은 내용을 담은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들을 했다고 했다. 수업시간에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를 보면서 나는 몹시 혼란스러웠다. 아니, 어이가 없었다고 해야하나...
아이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동화같은 내용은 모두 사실이었다. 다만 아이들의 꿈은 빼앗기기위한 어떠한 소재나 소품같은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동화같은 내용은 우리가 흔히 알고 떠올릴 수 있는 그런 동화가 아닌 그냥 말도 안되니까 동화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델리카트슨」의 악동들, 장 피에르 쥬네와 마르크 카로가 다시 돌아왔다. 명성이 자자한 쥬네와 카로 콤비답게, 이번에도 그들은 악취미와 기괴한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한다. 유전자가 잘못 꼬여 난장이가 된 미스비스무쓰, 똑같은 얼굴을 가진 잠꾸러기 여섯 쌍둥이, 태어나자마자 늙어버린 크랭크, 미완성품으로 머리의 뇌만 수족관에 떠 있는 이르뱅. 그들은 모두 외로운 과학자의 피조물이며, 실수로 괴물이 되고 말았다. 물론 그들 말고도 괴물들은 더 있다. 옵타코스라는 기계눈을 달고 다니는 맹인들, 몸이 붙어 있는 샴 쌍둥이, 무시무시한 독침으로 인간을 공격하는 벼룩. 그뿐인가! 밤이 계속되는 지저분하고 음침한 항구도시와 공해에 찌든 불쾌한 초록빛 바다는 쥬네와 카로의「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를 악몽의 이미지로 장식하는 데 한 몫 거든다.
동화 속의 괴물들, 초현실주의와 공상과학의 상상력을 총동원하여 탄생한 영화는 이야기가 단순하다. 크랭크가 젊음을 되찾으려면, 아이들의 꿈이 필요하다. 그는 항구도시의 아이들을 유괴하여 그들의 꿈을 훔쳐내려고 한다. 아이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가운데, 단순하고 우직한 차력사 원(롤 펄만)의 동생도 납치된다. 그는 동생을 찾아서, 크랭크의 소굴로 들어간다. 고아의 무리를 이끄는 아름다운 소매치기 소녀 미에트(주디트 비테)와 바닷속에서 혼자 살아가던 과학자가 원을 돕는다.
가장 흥미를 끄는 대목은 제법 그럴싸하게 만들어진 특수효과와 몇몇 장면을 빛내주는 아이디어이다. 똑같은 얼굴의 산타할아버지들, 같은 화면에 등장하는 여섯 쌍둥이(도미니크 피뇽은 특수효과 덕분에 과학자까지, 1인7역을 너끈히 해낸다), 미에트의 거대한 눈물 덩어리. 그녀의 눈물 한 방울은 돌고 돌아서 홍수를 일으킨다! 항구도시를 누비는 괴물들보다 훨씬 더 무서운 벼룩. 쥬네와 카로는 벼룩이 그렇게 위험한 곤충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인다.
관객을 지옥으로 끌어들이는 쥬네와 카로의 영화는 그로테스크하지만, 매우 교훈적이다. 그러나 그들의 영화에는 스스로 제기한 모든 문제들을 성찰하는 깊이가 없다. 결말에 가서 선과 악의 경계만 확인하면 된다는 식이다. 화면은 이미지 과잉으로 흘러 넘치고 있는데, 속을 들여다보면 결국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 이상한 것은 그들의 영화에 유머는 있어도 감정을 담아내는 진짜 꿈은 없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의 꿈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모든 것이 악몽으로 변해버리는 크랭크의 비극과 그들의 영화는 이상하게도 닮아있는 셈이다. 쥬네와 카로는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세기말의 정체」라고 대답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장점이다. 심각한 척 하면서도 관객들에게 전혀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줄거리나 감동보다는 어떤 이미지와 캐릭터가 훨씬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며 그나마 있는 줄거리마저 화려한 특수효과와 영화제작에 사용된 값비싼 소품들과 도구들에 묻혀버리는 느낌이었다. 영화 줄거리상 악몽과 환몽의 세계를 그려야 해선가... 광각 촬영으로 왜곡, 과장된 실내, 어두운 조명 그리고 깎아지른 듯한 계단들로 현기증 나는 외부 도시, 고딕식 건물과 기계 장치가 어울려 만들어내는 시대적 모호함. 거기에다 고통으로 내지르는 비명 속으로 그로테스크하게 섞여드는 최면적인 음향 효과와 검은 유머들...
또, 특수효과를 말하자면 솔직히 그것들이 다 필요한 특수효과들이었나 우리 조원들이 너무나 무지해서 제작자의 의도를 알아채지 못한 그런 것일까 왜 그런 엄청난 특수효과들이 그들이 말한 동화적 상상력과는 관계없는 단순한 구경거리로, 상업성을 바탕으로 둔 투철한 서비스정신으로 삽입되는 헐리우드 SF영화들의 특수효과와 똑같은 것 같을까 답답하고 안쓰럽도록 처절하게 남발되고있는 특수효과들과 지나치게 그림같은 세트들은 그들의 무절제함으로 인해 현기증을 수반한 울렁거림을 자아낸다. 우리 조원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극찬하면서 말한 `상상력을 무한대로 자극하는 걸작`이라는 말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그들의 상상력은 헐리우드의 그것과는 다른 차원에서 역시 다분히 공식적이고 구태의연함으로 가득 차있다. 분명히 그들은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있다. 우리가 본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는 동화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결핍된 비싼 헐리우드 SF영화였다.
또 “이 영화가 암울한 미래 도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라는 말에 의문을 가진다. 어떻게 여기 미래라는 단어를 함부로 쓸 수 있을까 과거에 없었고 현재와 좀 특이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다 미래라는 시간적 배경을 가져다 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 게다가 이들이 창조한, 아니 만들어낸 설정, 공간, 세트는 전혀 낯설음의 이미지를 전달해주고 있지 않다. 이럴수가 있을까 상당히 과장되어 표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 익숙해 보인다. 왜냐하면 이들이 구태의연하게도 진부한 공식들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제작비가 들었음이 분명한 인공적인 세트들은 그들도 결국은 자신들이 내세웠던 모토에 근접하지 못한 채 그냥 또 하나의 헐리우드식 SF영화를 만든 듯 한 커다란 실수를 범해버렸다는 것을 한눈에 느끼게 해준다. 내가 봐왔던 프랑스영화 중 이런 영화는 없었다. 차라리 지난 시간에 봤던 쥘앤짐, 로스트 하이웨이,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아무튼 그들은 프랑스적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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